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은 보사노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것은 그가 보사노바를 만든 세 주인공중 한 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후 보사노바의 주요 레퍼토리가 되는 곡들 대부분이 그의 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조빔 송북들은 보사노바와 그 리듬이 지닌 정서를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프레드 허쉬는 아주 색다른 차원에서 보사노바의 거장의 음악에 접근한다. 보사노바라는 리듬을 안으로 감추고 순수하게 멜로디의 측면에서 조빔의 곡들을 새로이 해석한 것이다. 그렇게 하니 완전히 색다른 조빔의 세계가 만들어졌다. ‘Insensatez’는 너무나 창백하여 파리한 한편의 슬픈 서정시가 되었으며 달콤하게 노래되곤 했던 ‘Corcovado’는 외로운 밤의 독백처럼 다가온다. 그 밖의 다른 곡들도 그동안 나른하고 담담한 보사노바 리듬에 가리워져 있었던 극적인 서사를 드러내며 완전히 새로운 환상곡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론 ‘O Grande Amor’ 를 비롯한 여러 곡에서 프레드 허쉬는 간간히 보사노바 리듬을 연주의 중간에 밖으로 드러내며 자신이 연주하고 있는 곡들이 조빔의 보사노바 곡들임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보사노바는 열정, 슬픔 등을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프레드 허쉬가 발견한 곡에 내재된 서사성을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연 누가 조빔의 곡을 이렇게 연주할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파격적인 시도와 그에 걸맞은 훌륭한 결과를 지닌 앨범이다.
Fred Hersch Plays Jobim – Fred Hersch (Sunnysid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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