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 레이블에서 발매된 앨범들 가운데 정서적 울림이 강한 몇 안된 표지를 지는 앨범이다. 웹스터 영은 트럼펫 연주자다. 레스터 영과 벤 웹스터를 섞은 듯한 이름에서 색소폰 연주자를 생각했는데 트럼펫-여기서는 코넷-을 연주한다. 하나의 앨범으로 한 연주자를 말하긴 좀 그렇지만 그의 트럼펫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그림자가 강한데 마일스 데이비스가 차가운 빛으로 반짝거린다면 웹스터 영의 트럼펫은 같은 뮤트 트럼펫이라도 흐릿한 회색의 이미지를 띈다. 그렇기에 저 앨범의 표지는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이 앨범은 빌리 할리데이를 위해 만든 앨범이다. 자신이 만든 앨범 타이틀 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빌리 할리데이가 만들었거나 즐겨 노래한 곡들이다. 그가 이런 앨범을 생각하게 된 것은 빌리 할리데이가 그를 많이 후원했기 때문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웹스터 영이 레이디 데이를 그리는 방식은 상당히 건조한 모습을 보인다. 빌리 할리데이의 비극적인 맛을 그대로 드러내기보다 나른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중점 표현한다. 한 때 빌리 할리데이의 아우라를 대변했던 ‘Strange Fruit’만이 느와르적 감수성으로 어둡게 표현되었을 뿐이다. 그가 빌리 할리데이의 음악을 회색 빛으로 표현하게 된 것은 어쩌면 1957년 당시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어두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 그녀는 1957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었는데 이것은 1958년 2월에 녹음하게 될 <Lady In Satin>으로 정점에 달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음악은 알려졌다시피 실연의 고통, 외로움, 고독으로 가득한 가슴 아픈 정서, 그녀와 함께 한 연주자들조차 소화하기 힘든 무거운 정서로 가득할 것이었다. 그래서 웹스터 영은 이 앨범으로 그녀를 위로하려 한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기에 그 어두움에서 최대한 낭만을 꺼내려 한 것은 아닌지. 그렇기에 이 앨범은 밥이라 하기엔 그다지 뜨겁지 않고 쿨이라 하기엔 그다지 편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