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All I Care – The Bad Plus (Heads Up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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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플러스의 이번 앨범은 호불호가 다소 엇갈릴 것 같다. 그리고 그 엇갈린 의견 가운데 나는 ‘별로다’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이것은 단지 웬디 무어라는 여성 보컬과 함께 작업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동안 배드 플러스가 인기를 얻었던 요인 넘치는 에너지로 록이나 클래식 곡들을 재구성하는 방식이 이번 앨범에서는 의외로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뭐랄까? 하나의 방법이 통하면서 그 방법만을 고수한다고 할까? 물론 하나의 스타일리스트라는 것은 단번에 그를 알아보게 하는 무엇을 지닌 자를 말한다. 그렇다면 배드 플러스가 계속 같은 방법으로 작업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생산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다양한 곡들을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때로는 몽환적으로 노래하는 웬디 루이스의 참여로 그 새로움을 꾀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오히려 배드 플러스가 새로움을 위해 재즈 밖의 텍스트를 사용했다는 느낌보다는 나는 특별한 방식으로 특별한 곡들을 연주한다는 과시용의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그녀의 노래는 신기하게도 편곡과 상관 없이 오리지널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핑크 플로이드면 핑크 플로이드, 너바나면 너바나, 예스면 예스, 비지스면 비지스를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대신 현대 음악가 리게티의 곡을 연주한, 오로지 연주만 한 ‘Semi-Simple Variations’, 역시 스트라빈스키의 곡을 연주만 한 ‘Variations d’Apollon’은 에너지의 조절이나 선명하고 참신한 재구성 등이 돋보인다. 그래서 배드 플러스의 매력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결국 이번 앨범은 배드 플러스가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감상자들을 의식하는 정도가 너무 심하지 않았나 싶다.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는 새로움의 정도는 덜할 지라도 보컬 없이 트리오 연주로서만 승부를 걸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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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플러스의 이번 앨범은 호불호가 다소 엇갈릴 것 같다. 그리고 그 엇갈린 의견 가운데 나는 '별로다'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이것은 단지 웬디 무어라는 여성 보컬과 함께 작업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동안 배드 플러스가 인기를 얻었던 요인 넘치는 에너지로 록이나 클래식 곡들을 재구성하는 방식이 이번...For All I Care - The Bad Plus (Heads Up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