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표지 아래에 세실 테일러, 맥코이 타이너, 허비 행콕 등에서 영감을 얻은 솔로 피아노 여행이라 적혀 있듯이 이 앨범에서 그녀는 선배 연주자들의 스타일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연주를 들려준다. 글쎄, 하나로 정리하긴 어렵지만 세실 테일러의 역동적 상상력, 맥코이 타이너의 힘, 허비 행콕의 논리적(혹은 지적인) 자세를 적절히 활용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앨범은 자유 즉흥적인 면을 보이면서도 감상자의 지각을 충분히 고려한 극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그러고 보면 이 앨범 이전에 그녀는 매리 루 윌리엄스의 피아노를 탐구한 앨범을 녹음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녀가 혹 피아노의 천재적 인물들을 장기간에 걸쳐 자기 식으로 정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러한 시도들은 과거 선배들이 얼마나 위대했던가를 생각하게 하면서 반대로 더 이상 새로운 연주는 없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것은 부차적인 모순이다. 왜냐하면 그녀의 음악은 충분히 새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울수록 과거의 위대함, 선지자들의 훌륭함이 돋보이니 이것이 모순이 아니고 무엇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