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 로마노가 히피 시대의 팝-록 음악들을 연주한다. 이를 위해 피아노 연주자로 밥티스트 트로티뇽을 선택했는데 지난 <Threesome>에서의 다닐로 레아를 중용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다닐로 레아의 Doctor 3를 의식해서가 아닌가 싶다. 이 트리오 역시 팝-록을 재즈로 연주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사이먼과 가펑클, 레드 제플린, 세르쥬 갱스부르, 도어즈, 엘튼 존 등의 곡을 연주하고 있는데 선곡으로 보면 꼭 히피, 사이키델릭 세대의 음악이라고만 볼 수는 없겠다. 그냥 70년대 팝-록으로 봐도 괜찮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를 일이다. 알도 로마노가 이탈리아 혹은 프랑스에 있을 때 영미 팝을 받아들일 때 이런 음악들을 전부 히피즘이 담긴 음악으로 받아들였는지도. 아니면 개인적이 추억이 있을 지도 모른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끝에 에펠탑이 보이는 것을 보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싶다.
언제나처럼 알도 로마노는 멜로디 자체가 지닌 매력을 뽑아내는데 탁월한 수완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그 곡이 인기를 얻었을 당시의 에너지를 표현하려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두터운 코드와 작렬하는 합주를 통해 멜로디를 부풀려 터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듣는 재미가 좋다. 하지만 뭐랄까. 알도 로마노에 어울리는 트리오의 모습은 지난 다닐로 레아와의 트리오가 더 멋지지 않았나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