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r De Tango – 가영 (Ruby’s Polka 2009)

gy  최근 피아노 연주자 박종훈이 만든 레이블 루비스 폴카에서 제작된 앨범들이 범상치 않다. 재즈와 클래식을 오가는 앨범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비올라 연주자 가영의 이번 첫 앨범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클래식을 전공하고 국내외에서 수많은 독주회를 가졌으며 현재는 클래식 오케스트라 단원이자 음대의 교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탕고 음악에 큰 관심이 있었는지 박종훈(피아노) 김민석(기타)와 함께 탕고를 주제로 이번 앨범을 녹음했다. 그런데 단순히 우수 가득한 탕고의 전형적 분위기만을 따르는 앨범은 아닌 듯하다. 그것은 탕고 하면 떠오르는 대중적인 곡들 대신에 다른 곡들이 연주되었다는 것부터 느낄 수 있다. 사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Tango Blues’, ‘Michelangelo’같은 곡은 그렇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들은 아니다. 그리고 박종훈의 자작곡 4곡을 연주하며 보다 진지한 모습을 견지하려 했다. 게다가 우수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보다 안으로 감추려는 듯 담담하고 건조하게 흐르는 가영을 중심으로 세 사람의 연주도 앨범을 가벼이 보지 못하게 한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무겁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 곡들 외에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제 음악 ‘인생의 회전 목마’나 탕고의 고전 ‘La Cumparista’등이 대중적 매력을 발산하고 있으며 박종훈이 작곡한 곡 가운데 ‘Lunedi’도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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