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미국식 재즈 보컬에 익숙한 애호가라면 쟈네트 린드스트룀의 이번 <Feathers>를 한번 듣고는 그 맛을 느낄 수 없을지 모른다. 아마도 쟈네트 인드스트룀의 부드럽고 고운 목소리와 노래에 밋밋하다는 느낌이 첫인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식 보컬의 잔상을 벗고 그녀의 노래를 듣는다면 새로운 진가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의 노래들은 감정을 고조시키려는 듯한 상승, 절규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미 감상자에게 전달되기를 원하는 정서의 완료상태에서 노래를 시작한다. 그래서 음량 세기의 경제적 운용보다는 한음정, 한음절의 미묘한 뉘앙스, 시성이 더 중요하게 부각된다. 그녀가 스티브 도브로고즈의 무심상태의 투명한 피아노 반주에만 의지해서 노래를 하는 것은 따라서 무척이나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로 인해 여백과 침묵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그녀의 노래들은 드라마보다는 하나의 정지된 사진에 가깝다.
한편 자작곡과 재즈 스탠다드 그리고 포크적 성향이 강한 그녀만의 애창곡으로 채워진 이 앨범에 그녀가 불어넣은 정서는 고독이다. 힘을 빼고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그녀의 노래들은 마치 감상자를 향한다기 보다 자기 자신만의 독백같다. 그러나 이런 고독이 곡 슬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혼자 있음에 만족이라도 하듯이 그녀의 노래들은 무척이나 안정되어 있으며 사랑의 애환만큼이나 삶의 긍정도 그려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혼자만의 감상을 적극 권장한다.
그동안 비슷한 앨범을 소개할 때마다 필자가 언급을 했듯이 유럽의 재즈 보컬은 미국의 스타일과 달리 강한 비브라토가 없으며,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듯한 진한 소울을 만나기 어렵다. 혹자는 이러한 결핍을 단점으로 생각하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차이의 문제일 뿐이다. 오히려 이러한 차이를 인식했을 때 유럽쪽 보컬만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앨범이 그 좋은 예가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