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A Léo – Roberto Cipelli (Fuorivi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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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샹송을 빛낸 주요 인물이 참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레오 페레는 아주 특별한 위치를 점유한다. 이것은 시적인 가사와 그에 맞는 음유시인적인 창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클래식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 섬세하고 장대하 오케스트레이션을 사용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파리의 복원 스튜디오에서 일할 때 주요 고객 가운데 한 명으로 레오 페레의 아들이 있었는데 당시 그는 꾸준하게 아버지의 음원을 정리하고 CD로 재 발매하고 있었다. 이런 그가 가져온 음원 중 하나는 베토벤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듯 압도하는 오케스트레이션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국내를 비롯한 프랑스 밖에서는 ‘Avec Le Temps’를 위시한 단출한 구성의 노래들이 더 인기를 얻는 모양이다. 하긴 그것이 더 개인적이긴 하다.

파올로 프레주 퀸텟의 피아노 연주자로 친숙한 로베르토 시펠리 또한 레오 페레의 개인적 시정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레오 페레를 주제로 한 이 앨범에서 그는 레오 페레의 음악을 순수하게 개인적이고 시적인 것으로 드러낸다. 그래서 앨범은 기본적으로 그를 중심으로 한 트리오에 파올로 프레주의 트럼펫과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음유시인인 쟌마리아 테스타가 중간중간 참여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앨범 곳곳에 ‘Lettura Art Poetique 시 낭송’을 두어 음악 외에 텍스트에서의 매력을 반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런 구성 하에 펼쳐지는 연주 또한 상당히 아름답다. 로베르토 시펠리의 맑은 피아노 연주는 다른 차원에서 레오 페레의 음악의 순수에 접근하고 있으며 파올로 프레주의 트럼펫은 특유의 서정으로 페레를 노래한다. 쟌마리아 테스타는 그 특유의 매력적인 허스키로 부유하는 사운드를 현실에 머무르게 하며 멜로디 이전에 텍스트의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정말 잘 만들어진 레오 페레에 대한 헌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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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샹송을 빛낸 주요 인물이 참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레오 페레는 아주 특별한 위치를 점유한다. 이것은 시적인 가사와 그에 맞는 음유시인적인 창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클래식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 섬세하고 장대하 오케스트레이션을 사용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파리의 복원 스튜디오에서 일할 때 주요...F. A Léo - Roberto Cipelli (Fuorivia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