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베이스 연주자 미셀 베니타의 새 앨범이다. 이 앨범에서 그는 다시 한번 2005년 <Drastic>을 통해 시도했던 일렉트로 재즈를 들려준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어쿠스틱의 질감을 더 살린 모습이다. 또한 고토를 연주하며 내레이션, 허밍 등을 하는 보컬 미에코 미야자키를 합류시켜 일본의 선(Zen)적인 정서를 가미하고 ‘Oran Nan Raiders’에서처럼 스코틀랜드적인 색채를 결합하는 등 새로운 사운드로 이국적인 공간을 제시한다. 그래서 색다른 상상을 자극한다. 그러나 사운드를 만들어가는 측면에서 본다면 닐스 페터 볼매르나 에릭 트뤼파즈를 많이 연상시킨다. 이전에 에릭 트뤼파즈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것일까? 특히 스위스 트럼펫 연주자 마티유 미셀은 평소 어쿠스틱 편성에서 들려주었던 것과는 다른 음색, 보다 건조한 톤을 유지함으로써 다른 일렉트로 재즈의 두 트럼펫 연주자를 연상하게 만든다. 또한 이 분야의 창의적 인물인 아이빈트 아르셋의 기타 등을 들어보면 이 앨범의 시간을 마일스 데이비스의 70년대에 두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앨범 한 장만을 두고 본다면 듣는 재미가 분명 있다. 그러나 보다 큰 맥락에서 개성을 이야기 한다면 상당 부분 앞선 예를 따랐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하긴 새로움이 기존의 것을 새로이 조합하면서 만들어진다고 하지만 이 경우는 결과가 이전 느낌을 준다는 것이 살짝 아쉽다. 반면 프랑스 재즈 잡지나 평단은 이 앨범을 2010년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취향이나 초점의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