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딩의 리더로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김정범의 솔로 프로젝트 앨범이다. 푸디토리움이라는 프로젝트 명에서 느낄 수 있듯이 푸딩의 연장선상에서 음악을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푸딩이 연인과의 달콤한 시간에 어울리는 음악이었다면 이 앨범은 그에 비해 고독하다. 그렇다고 슬픈 발라드로 가득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고독마저 감미롭다’는 한 초콜릿 광고 문구처럼 앨범은 상당히 달콤하다. 그런데 그 달콤함이 혼자서 조용히 길을 걷거나 차를 마시며 몽상에 잠길 때에 더 어울린다는 것이다. 소소하게 흐르는 듯하면서 작은 의미들이 큰 의미를 만들어 내는 충만의 시간을 지향한다고 할까?
음악적으로는 브라질리언 사운드를 적극 차용한 것이 귀에 들어온다. 편안한 미풍과도 같은 사운드가 좋다. 그리고 우리 말로 부른 것도 있지만 주로 외국어-포어, 불어-로 노래하고 있어 이국적 느낌이 더 강하다. 이것은 최근 싱글로 발표된 ‘그러 그렇고 그런 기억’과 같은 노래의 불어 버전인 ‘Sans Rancune 회한 없이’를 비교 감상하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한편 루시드 폴 같은 개성 있는 우리 음악인과 함께 길 골드스타인, 유진 프리센, 테리 린 캐링턴 같은 재즈와 뉴 에이지 쪽의 유명 연주자들의 이름이 등장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