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출신의 우드 연주자 라비 아부 칼릴의 이번 앨범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포르투갈어로’라는 타이틀에서 그가 보사노바를 연주한 줄 알았다. 꾸준히 아랍적인 것을 추구한 그가 이게 무슨 일일 하는 호기심 속에서 앨범을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앨범은 예의 아랍적인 분위기의 사운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보컬이 포루투갈어로 노래를 한다는 것. 그런데 보컬을 담당한 히카르두 히베이루는 포르투갈에서 유명한 파두 가수라고 한다. 즉, 이번 앨범에서 라비 아부 칼릴은 아랍적인 것과 파두의 만남을 시도한 것인데 사실 나는 이것이 성공적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일단 그렇게 매력적인 결과가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파두의 느낌보다는 여전히 아랍의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정서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분위기의 새로운 전환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루치아노 비온디니의 아코데온도 이를 중화시키지 못한다. 대신 히카르두 히베이루의 보컬 능력은 매우 인상 깊다. 그는 라비 아부 칼릴의 곡들을 노래하면서 원래 그 노래를 위한 가수처럼 자연스럽게 포어로 노래한다. 한편 결과야 어떻건 최근 앨범마다 새로운 시도-결합을 보여주는 라비 아부 칼릴의 도전정신은 높이 사야 할 것 같다. 만약 내가 ‘가상의 민속음악’에 관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꼭 만나보고 싶다. 과연 이 앨범에 담긴 사운드가 위치하는 곳은 어디냐고 묻기 위해서.
Em Portugues – Rabih Abou-Khalil (Enj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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