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버드는 하드 밥에 충실하다가 70년대부터 상업적인 분위기를 많이 담은 소울/펑키 재즈를 선보였다. 그러한 변화는 얼핏 보면 표변(豹變)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그 간극을 메우는 앨범이 바로 이 앨범이다.
이 앨범은 타이틀에서 흥겹고 신나는 펑키 재즈를 기대하게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펑키한 맛도 있지만 그보다 사운드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우주적이기까지 한 명상적인 사운드다. 10인조 규모의 연주자들이 참여했음에도 사운드는 공간적 여백이 강하다. 그리고 도날드 버드의 트럼펫 외에 플루트가 돋보인다. 게다가 솔로는 상당히 진보적인 기운마저 보인다. 이것은 같은 해 발표된 마일스 데이비스의 <Bitches Brew>의 영향이었다. 앨범이 발매되고 한 달여 후에 이 앨범을 녹음한 것을 보면 도날드 버드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퓨전 재즈에 강한 충격을 받지 않았나 싶다. 다만 너무 프리한 면을 조금은 덜어내고 싶었던 듯하다. 그래서 사운드를 보다 정돈되고 여백으로 생각할 여유를 주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는 이 앨범을 도날드 버드의 전체 앨범 가운데 중요한 앨범의 하나로 꼽는다. 이후 그의 연주는 70년대 팝의 영향을 보다 적극 수용한 쪽으로 흐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