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기타 연주자 볼프강 무스피엘은 새로움을 향한 음악적 열정이 대단한 인물이다. 그는 앨범마다 색다른 편성, 색다른 시도로 재즈 연주자 본연의 끊임 없는 생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Material 레이블을 설립한 것도 이러한 자신의 음악적 욕구를 자유로이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으리라.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가 하나의 고정된 그룹을 갖고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음악적인 발전을 시도한다면 어떨까 싶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이 쿼텟 편성과 앨범이 가장 그 이상에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 곡 ‘Jackson’s Pocket’이 살짝 거칠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잘 정돈되고 감성으로 충만한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Elegy’, ‘Radiohead’, ‘Steps’ 등 볼프강 무스피엘의 따스한 기타 톤이 서정적으로 다가오는 곡부터, 팻 메스니적인 느낌이 강한 ‘Mupemo’까지 앨범 수록 곡 대부분은 기타를 중심으로 온화한 사운드의 풍경을 제시한다. 간간히 전자적인 질감, 힙합 류의 리듬이 등장하며 긴장을 부여하지만 전체의 평온을 깨지는 못한다. 이러한 부드럽고 안정적인 사운드가 만들어진 것은 볼프강 무스피엘의 기타 외에 피아노와 신디사이저를 연주한 장 폴 브로데릭의 힘이 크다. 그는 팻 메스니 그룹에서의 라일 메이스처럼 볼프강 머스피엘의 기타와 파트너를 이루어 사운드의 질감을 결정한다. 과연 앞으로 같은 편성으로 녹음한 새로운 앨범이 나올지 기대된다.
Earth Mountain – Wolfgang Muthspiel Quartet (Material 2008)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