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란 무엇일까? 여러 정의가 가능하겠지만 그 중에는 시대 감각을 잃지 않고, 그 시대와 호흡하는 것도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토니 베넷은 나이와 상관 없이 젊은 보컬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한 때 재즈가 대중 음악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것과 함께 과거로 사라질 음악적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90년대 중반 젊은이들을 주요 시청자로 하는 MTV가 기획한 언플러그드 공연을 통해 새롭게 대중 음악의 중심에 자리잡았다. 그렇다고 그가 확연하게 스타일을 바꿨던 것은 아니다. 언제나 그는 그가 늘 해왔던,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그만의 노래를 고집했다. 그럼에도 그의 노래가 젊은 세대에 통했던 것은 그의 노래 자체가 지닌 뛰어남, 좋은 멜로디는 영원하다는 것을 그대로 전달하는 솔직함 때문이었다. 아무튼 90년대 이후 그는 오래된 감상자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감상자를 매혹하며 다시 대중 음악의 중심에 섰다. 그래서 그의 모습은 젊은이 대상의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올 해만 해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의 결승 전에서 후보자와 듀엣으로 노래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대와 호흡하는 활동을 하는 토니 베넷이기에 손자, 손녀 뻘인 어린 가수들과 함께 노래한 <Duet> 시리즈를 마치 나이든 노장 가수가 자신의 팔순 잔치에서 뻔한 헌정을 받듯이 만든 앨범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물론 첫 번째 <Duet>이 지난 2006년 그러니까 그의 팔순에 제작되었고 이번 두 번째가 되는 <Duet II>가 85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앨범들은 단순히 장수 기념이 아니라 80세, 85세에도 불구하고 노장은 시대와 호흡하는 젊음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실제 앨범에 담긴 곡들은 그가 늘 부르던 스탠더드 재즈 곡들, 그것도 가장 보편적인 방식으로 편곡된 곡들이지만 무조건 과거를 향하지만 않는다. 레이디 가가(The Lady Is A Tramp), 존 메이어(One For My Baby), 마이클 부블레(Don’t Get Around Much Anymore), 노라 존스(Speak Low), 페이스 힐(The Way You Look Tonight) 그리고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에이미 와인하우스(Body & Soul) 등 현 팝과 재즈를 주도하고 있는 보컬들과 함께 한 노래들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아우른다. 그리고 그 노래들은 재즈인 동시에 팝 음악 그 자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