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자 김민석과 피아노 연주자 조윤성의 듀오 앨범이다. 어쿠스틱 성향으로만 보면 두 연주자의 조합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 앨범은 커다란 욕심을 내지 않으면서도 기대 이상의 만족을 선사한다.
이번 앨범에서 두 연주자는 칙 코리아의 ‘Spain’을 시작으로 빌라 로보스의 ‘Bachianas Brasileiras No.5’,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Adios Nonino’, 바든 파웰의 ‘Samba Triste’ , 에그베르토 기스몬티의 ‘Frevo’, 스크리아빈의 클래식 ‘Etude Op.8, No.2’, 스탠더드 재즈곡 ‘All The Things You Are’ 등을 연주했다. 선곡으로 보면 분위기 좋은 라틴성향의 크로스오버 앨범의 느낌이 난다. 하지만 선곡을 넘어 이 앨범의 주제는 스페인(풍)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모든 곡들이 온화한 듯 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을 안에 숨기고 때로는 폭발하듯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플라맹코 기타 연주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 결과 정서적인 분위기도 좋지만 앨범은 두 연주자의 화려한 연주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연주 자체가 짜릿하다고나 할까? 사실 앨범을 시작하는 ‘Spain’의 경우 원곡의 도입부의 짜릿함이 덜하단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서서히 분위기를 고조하면서 결국 짜릿함을 느끼게 해준다. 빌라 로보스의 스페인풍 클래식의 연주도 서정성이 우선적으로 드러나지만 빌라 로보스가 열정을 안으로 잠재운 바흐를 표현하려 했듯이 서정 속에서 열기가 느껴진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탕고 곡도 마찬가지. 한편 ‘All The Things You Are’는 편곡에서도 상당히 흥미를 유발한다. 곡을 새로이 바꾸었다고나 할까? 앨범 타이틀이 의미하는 ‘마력’은 이러한 스페인풍의 마력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한편 이들 곡들을 연주하는 김민석과 조윤성의 호흡 또한 개개인의 솔로만큼이나 짜릿한 순간을 연출한다. 특히 솔로와 반주를 자연스레 바꾸는 부분이 그렇다. 마치 서로 멜로디를 중간에서 이어 받는 듯한 자리바꿈으로 인해 개개인의 솔로가 더욱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