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연주자 이브라힘 말루프는 레바논 출신이지만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프랑스로 건너와 지금은 파리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클래식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트럼펫을 배우고 모리스 앙드레에게 인정을 받으면서 클래식 연주자로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재즈 쪽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면서 트럼펫으로 아랍 음악을 연주하는 몇 안 되는 재즈 연주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번 앨범은 그의 두 번째 앨범으로 그의 음악적 근간 모두를 두 장의 CD에 나누어 표현하고 있다, 그가 앨범을 통해 드러내는 음악적 근간은 클래식에서의 현대 음악, 재즈, 아랍 음악, 샹송(판)이 어우러진 것이다. 그래서 사운드는 어쿠스틱과 일렉트로 질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구성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특히 클래식적인 합창과 재즈가 어울리는 것은 형식적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반면 아랍의 기타 형 악기인 Saz와의 듀오 연주, 재키 테라손의 피아노와의 듀오 연주 등 외적인 화려함을 뒤로 물린 차분한 연주는 그의 음악이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을 생각하게 한다. 그 외에 일렉트로한 질감의 사운드도 길을 잃었다는 느낌이다. 이런 것으로 보아 앨범 타이틀은 ‘Diachronism 통시성’이 아니라 ‘Synchronism 공시성’이 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앨범은 역사라는 시간보다는 현재의 세계라는 공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