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틸 뵤른스타드의 퀄텟 앨범이다. 볼프강 푸슈닉이 참여해서 보다 역동적인 사운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서 들어보았는데 역시 케틸 뵤른스타드는 케틸 뵤른스타드임을 새삼 생각하게 해준다. 사실 더 나아간다면 트리오 편성의 연주가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케틸 뵤른스타드의 피아노에는 천상을 향한 동경의 정서가 강하다. 파랗디 파란 하늘을 볼 때 우리가 느끼게 되는 아련한 슬픔이랄까? 순수하고 절대적인 공간-때로는 종교적이기까지 한-을 향한 그리움을 나는 그의 연주에서 느끼곤 한다. 그런데 볼프강 푸슈닉의 플루트와 색소폰은 이를 지상에 붙잡아 두려 하는 듯하다. 질감이나 솔로의 흐름이 통속적인 맛을 준다. 그렇다고 그가 뻔한 멜로디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그 흐름과 정서가 위가 아닌 아래를 향한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청아한 공간감이 깃든 사운드는 다소 무른 배경 음악의 수준에서 맴돌곤 한다. 그래도 앨범 타이틀 곡만큼은 뭉클한 정서적 울림을 이끌어 낸다.
Devotions – Ketil Bjornstad (EmArcy 2007)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