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나 맥그레거는 영국 출신으로 클래식과 창작 음악을 연주하는 피아노 연주자이다. 이런 그녀가 모국의 재즈를 대표하는 색소폰 연주자 앤디 쉐퍼드와 듀엣으로 앨범을 녹음했다. 그런데 나는 얼마 전에 들었던 리타 마르코툴리와 앤디 쉐퍼드의 듀오 앨범처럼 이 앨범도 피아노와 색소폰의 담백한 듀오로 구성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앨범은 그 외에 다른 부분을 들려준다. 샘플링과 일렉트로닉스를 간간히 사용하며 색다른 분위기를 형성한다. 특히 윌리엄 & 버시 스미스의 ‘Everybody Help the Boys Come Home’ 를 1927년도 버전 자체를 샘플링하고 여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솔로를 전개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물론 이러한 예외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와 색소폰의 듀엣 곡이 앨범의 주를 이루기는 한다. 한편 두 사람이 연주한 곡들의 면모 또한 이채롭다. 자작곡 중심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앨범에는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 ‘Deep River’같은 전통곡과 탐 웨이츠, 밥 딜런, 닉 케이브 등의 곡들 연주되었다. 그리고 팻 메스니와 찰리 헤이든의 듀오 연주로도 유명한 ‘Spiritual’이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런 미국 쪽 곡들을 연주하면서 앨범은 독특한 분위기-가스펠적인-를 형성하는데 여기에는 목사인 아버지와 지냈던 그녀의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이 동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앨범이 종교적인 색채로 도배되었다거나 미국 쪽의 끈적거림을 담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앤디 쉐퍼드의 색소폰이나 조안나 그맥그레거의 피아노 모두 말끔한 精動을 지향한다.
Deep River – Joanna MacGregor & Andy Sheppard (Sound Circus 2006)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