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색소폰 연주자 도니 맥캐슬린에 대해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2008년도 앨범 <Recommended Tools>에서 그를 새롭게 보았다. 그리고 다시 발매된 이번 새 앨범을 듣고 나는 이제 감히 그의 연주가 매우 좋아졌다고 말하련다. 지난 앨범이 피아노 없는 트리오 형식으로 녹음되어 보다 자유로운 연주자로서의 그를 만날 수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그에 비해 예전처럼 미리 잘 준비하고 구성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데이비드 비니에 견줄만한 이지적인 면이 강하다. 그럼에도 나는 여기서도 지난 앨범에서 받았던 강한 그만의 존재감을 느낀다. 잘 짜인 틀 안에 머무르면서도 어찌나 그것이 자유로이 느껴지는지. 아마도 음악적인 가능성으로 틀을 구성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놀 수 있는 무대를 꾸몄기에 이런 느낌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인지 이전보다 두터워진 멤버 구성이 전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벤 몬더의 기타가 특유의 몽환적인 면이 뒤로 밀린 듯 해서 아쉽긴 하지만 대신 에드워드 사이먼의 피아노가 상당히 매력으로 다가온다. 전체 사운드에 역동적 흐름을 부여하는 안토니오 산체스의 드럼도 괜찮고……나아가 아주 큰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브라스 섹션의 간섭도 도니 맥캐슬린을 돋보이게 한다. 유기적이라는 말은 단순히 잘 짜였단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생동감 잇게 움직인다는 것을 말한다. 아무튼 이 모든 것이 모여 첨단의 포스트 밥을 지향하면서도 지난 하드 밥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하고 있다. 그리고 매력은 여기서 발생한다.
Declaration – Donny McCaslin (Sunnysid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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