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표지를 보면 여성 보컬로 생각하기 쉽지만 앨범의 주인공 티아 풀러는 색소폰 연주자이다. R&B 보컬 비욘세의 색소폰 연주자로 더 알려져 있다고 한다. R&B 보컬의 색소폰 연주자의 앨범이라는 사실에서 스무드 재즈 앨범을 기대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그릇된 선입견이다. 이번 세 번째 앨범에서 그녀는 놀라울 정도의 실력으로 자신의 음악적 기본은 전통적인 비밥/포스트 밥에 있음을 명확하게 내세운다. 앨범에서 그녀는 알토 색소폰을 중심으로 소프라노 색소폰과 플루트를 연주한다. 그런데 그 연주가 단지 여성이 곧잘 연주한다는 정도로 가벼이 평가할 수준이 아니다. 안정적인 호흡으로 빠른 속주에서도 신중하고 명확하게 음들을 이어나가는 연주를 펼치는데 그것이 존 콜트레인과 함께 캐논볼 아들레이를 많이 연상시킨다. 이것은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 곡에서부터 잘 느낄 수 있다. 여성이라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열정적인 그녀의 연주가 감상자를 사로잡는다. 한편‘Kissed By The Sun’같은 곡에서는 플루트를 통해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감수성을 드러낸다. 그 외에 다른 연주자들과의 촘촘한 연계 또한 감탄스러울 정도로 훌륭한데 이것은 리듬 섹션이 비욘세 밴드의 동료와 그녀의 동생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션 존스(트럼펫),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베이스) 등의 게스트 연주자들과의 협연에서도 그녀는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따라서 여성 연주자의 앨범 이전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실력파 연주자의 앨범으로 바라보는 것이 이 앨범에 대한 정당한 시각이 아닐까 생각된다.
Decisive Steps – Tia Fuller (Mack Avenu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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