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주목 받고 있는 20대 중반(1985년생)의 피아노 연주자 테일러 에익스티의 앨범이다. 나이에 비해 그간 발표한 앨범이 꽤 된다. 나도 이 앨범이 처음인데 이게 다섯 번째 앨범인 모양이다.
이 앨범은 재즈와 함께 모던 록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흥미를 끌 것이라 확신한다. 콜드 플레이의 ‘Daylight’을 시작으로 루퍼스 웨인라이트(The Art Teacher), 닉 드레이크 (Pink Moon), 이모진 힙 (Little Bird), 뮤트매스(Chaos), 그리고 엘리엇 스미스(Between The Bars)에 이르는 유명 모던 록 아티스트들의 곡을 연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연주 스타일 또한 젊은 세대에 맞추어졌다. 피아노 외에 펜더 로즈, 멜로트론(!) 등을 연주하며 재즈의 경계를 넘어서는 연주를 보인다.
하지만 음악적인 측면에서 나는 이 앨범에 의문 부호를 던진다. 그것은 피아노 연주자가 선택한 분위기 때문이다. 그는 멜로디에 애정을 보이며 낮보다는 밤(Midnight)의 분위기를 선택했는데 그러면서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다소 감추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Daylight’이나 ‘Chaos’처럼 배드 플러스와 E.S.T가 결합된 듯한 분위기로 연주했다면 평소 신동으로 불린 그의 이미지가 더 확실히 부각되었으리라. 글쎄 그리 하면 선배의 아류로 평가 받으리라 생각했을까? (하긴 이런 분위기에는 그보다는 해리쉬 라가반(베이스), 에릭 할란드(드럼)이 더 큰 역할을 했다.) 아무튼 보다 말랑한 분위기를 선택했다. 그런데 이것도 괜찮은 선택일 수 있었지만 여기에 우크렐레 등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베카 스티븐스가 참여한 것이 앨범을 전적으로 그만의 것으로 가져가는데 어려움을 만들었다. 실제 베카 스티븐스는 앨범에서 다섯 곡 정도만 노래했는데 그럼에도 상당히 깊은 존재감을 보인다. 특히 ‘Between The Bar’가 그렇다. 테일러 에익스티의 존재감이 확실히 드러나는 것이 페데리코 몽푸의 클래식을 솔로로 연주한 ‘Secreto’인 것을 보면 베카 스티븐스와 기타 연주자들-그 가운데에는 줄리안 라지의 기타도 있다-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완성 과정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젊은 연주자가 앞으로 대중적으로 음악적으로 더 깊은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