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 바가의 두 번째 리더 앨범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드럼을 연주하는 대신 비브라폰을 연주했다. 그리고 지난 앨범이 여러 피아노 연주자들과 듀오를 시도한 형식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켄지 오매(색소폰), 한웅기(기타), 클락 소머즈(베이스), 마크 퍼버(드럼) 등과 정규 밴드를 이루어 녹음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번 앨범이 마음에 든다. 지난 앨범에서의 나른하고 유약한 면, 사운드의 평면적인 느낌이 개선되어 상당히 입체적인 연주와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리더로서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했다고나 할까? 사실 이 앨범에서도 그의 비브라폰은 매 순간 뜨거움을 절제한다. 다른 연주자가 빠른 템포를 유지하도 그만은 그 안에서 호흡을 가다듬는 여유를 보인다. 그것이 연주의 한계력이 작용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러한 경제성이 사운드를 숨쉬게 한다. 사운드 또한 충분한 공간적 깊이와 밀도를 유지하고 있어 온전히 음악에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