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표지가 인상적인 이 앨범의 타이틀은 ‘아빠가 색소폰을 연주한다’이다. 하지만 1955년 덱스터 고든은 33세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 충분한 나이이기는 하지만 왠지 타이틀에서 느껴지는 중년의 느낌은 아직 들기 전의 시기였다. 그저 약물에 중독되어 있던 시기였을 뿐이다. 하지만 앨범의 분위기만을 두고 본다면 이 타이틀은 그럴 만 하다. 연주만을 두고 보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아버지 같은 중후한 무게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사실 언제나 덱스터 고든은 마음 푸근한 아버지 같은 느낌으로 연주했다. 모든 것을 다 받아줄 듯한 너그러운 분위기!
한편 이 앨범은 기본에 충실한 것만으로도 큰 감흥을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르로이 비네가(베이스), 래리 매러블(드럼)의 드럼이 특히 그렇다. 모두 전통적인 연주의 틀 안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러한 기본들의 합은 그 이상의 매력을 발산한다. 서두를 것이 없는 미디엄 템포의 여유라고나 할까? 참 편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밖에 케니 드류의 피아노도 덱스터 고든의 색소폰과 잘 조화를 이루며 안정적이고 평범한 것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아! 그런데 이 앨범 언제부터 그리 되었는지 몰라도 ‘Autumn In New York’과 ‘Confirmation’의 제목이 서로 바뀌었다. CD로 만들면서 그렇게 된 건가? 아무튼 빨리 지나가는 ‘뉴욕의 가을’과 느긋한 ‘확인’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