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유럽 연주자들이 앞을 보며 독자적인 길을 가려고 한다면 덴마크 출신의 색소폰 연주자 얀 하르벡은 이와 달리 과거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그것도 낭만적으로. 이 앨범에 담긴 그의 연주는 달콤한 낭만으로 가득하다. 벤 웹스터의 계보를 잇는 풍성한 톤이 그렇다. 그리고 연주에 있어서도 과욕을 부리지 않고 노래하듯 연주한다. 중후한 남성 보컬의 스캣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앨범의 첫 곡이자 타이틀 곡이라 할 수 있는 Harlem Nocturne은 앨범의 성격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렇지. 재즈의 낭만은 이런 것이었어.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든다. 사실 전통 지향적인 연주는 평범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얀 하르벡의 경우 연주에 담긴 낭만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그 낭만성이 많은 사람들이 처음 재즈에 매력을 느낄 때의 기분을 연상시키니 말이다.
Copenhagen Nocturne – Jan Harbeck (Stunt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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