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 로마노는 60년대에 돈 체리와 활동한 경험이 있다. 갑작스레 그 기억을 왜 떠올렸는지 모르지만 이 앨범에서 그는 돈 체리의 1965년도 앨범 <Complete Communion>을 기념한다. 이를 위해 역시 돈 체리와 활동한 경험이 있는 오랜 지우 앙리 텍시에와 파브리지오 보소(트럼펫), 제랄딘 로랑(색소폰)을 불렀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1965도 앨범에 기반한 연주를 시작했다. 과거 돈 체리가 여러 곡을 두 개로 묶어서-LP 시대가 아닌 CD 시대였다면 하나로 묶었을 지도 모른다-연주했던 것과 달리 알도 로마노 쿼텟은 곡들을 독립 시켰다. 그리고 <Complete Communion>의 수록 곡들 일부를 연주하는 대신 돈 체리와 오넷 콜맨의 곡들을 더 연주하여 앨범을 완성했다. 그러다 보니 돈 체리가 들려주었던 프리 재즈의 느낌이 상당히 감소되었다. 돈 체리가 곡들을 묶어서 연주한 것은 준비된 테마는 있지만 순간적인 소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니까 돈 체리가 순간적으로 테마를 바꿔가고 여기에 다른 연주자들이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과정으로 연주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도 로마노 쿼텟의 연주는 보다 면밀한 준비를 통해 어찌 보면 돈 체리가 궁극적으로 꿈꾸었을 지도 모르는 Complete Communion를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프리 재즈보다는 포스트 밥의 느낌이 더 강하다. 그래도 제랄딘 로랑과 파브리지오 보소의 착 달라붙는 호흡이나 알도 로마노와 앙리 텍시에의 변함 없는 싱그러운 연주는 귀를 즐겁게 한다. 한편 이 앨범에서도 알도 로마노는 천성적인 멜로디 감각을 다시 드러낸다. 부서질 듯 몰아치는 드럼, 숨가쁜 베이스, 그리고 격렬하게 질주하는 색소폰과 트럼펫의 어울림 속에서 멜로디는 선연히 빛을 낸다. 그래서 돈 체리와 오넷 콜맨의 자유로운 구조 속을 방황하던 멜로디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었는지 느끼게 해준다.
Complete Communion To Don Cherry – Aldo Romano (Dreyfus 2010)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