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색소폰 연주자 아나 코헨은 갈수록 클라리넷을 자신의 주악기로 하려 한다는 느낌이 든다. 2009년 7월 빌리지 뱅가드 클럽에서의 공연을 담고 있는 이 앨범에서도 클라리넷을 연주한다. 게다가 최근 비평가 협회나, 재즈 전문지 등에서 최고의 클라리넷 연주자로 선정되는 일도 많았다. 사실 그렇기에 이 앨범에 담긴 공연이 가능했다. 왜냐하면 베니 굿맨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이 공연이 기획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클라리넷을 연주할 수 밖에.
앨범에서 그녀는 베니 그린(피아노), 피터 워싱턴(베이스), 루이스 내쉬(드럼)과 쿼텟을 이루고 있다. 평소 포스트 밥 성향의 젊은 연주자와 함께 했던 그녀가 전통 지향적인 연주자들과 함께 한 것 자체가 흥미롭다. 그러나 앨범을 들어보면 왜 이 선배들을 선택했는지 이해하고 감탄하게 된다. 너무나 안정적이며 아나 코헨이 바랐을 전통과 현재를 잘 조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연주의 탄탄함은 말할 필요도 없고 적당히 채색하고 가릴 줄 아는 연주를 들려준다. 이를 배경으로 아나 코헨은 베니 굿맨을 위한 것이라 해서 오래된 스윙을 건드리지 않고 포스트 밥 성향의 연주를 펼친다. 절묘한 힘의 안배로 클라리넷 특유의 낭만성과 함께 기교적 화려함을 맛보게 한다. 특히 ‘St. James Infirmary’나 ‘St. Louis Blues’ 등의 블루스 곡에서 그녀의 연주는 과거를 현재에 멋지게 되살려 놓는다. 정말 최고의 클라리넷 연주자란 평가를 내릴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