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클래식을 재즈로 연주하는 것은 그리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그러나 솔직히 그 시도들 가운데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나는 만나지 못했다. 서정적 발라드 중심으로 빠지면 쇼팽의 느낌이 너무 강하고 재즈 자체를 너무 고수하면 쇼팽의 느낌이 줄고….네덜란드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피터 비츠의 연주도 마찬가지다. 그는 쇼팽을 탄탄한 재즈의 틀 안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므로 쇼팽의 서정성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하지만 나는 이 앨범이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스윙하면서도 쇼팽의 야상곡, 마주르카, 연습곡 등의 틀 자체를 충실히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쇼팽의 서정미가 잘 느껴지지 않더라도 그것이 블루스와 만나면서 형성된 신비로운 분위기-이국적인 정서가 상당한 만족을 준다. 또한 시종일관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베이스와 드럼을 배경으로 조 콘의 기타와의 어울림도 좋다. 편곡의 승리일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꼭 클래식을 재즈로 바꾸려 했다기 보다 비교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Chopin Meets The Blues – Peter Beets (Criss Cross 2010)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