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s – 홍경섭 (조은뮤직 2015)

hks베이스 연주자 홍경섭은 그 동안 다양한 음악적 관심 속에 여러 프로젝트 밴드를 이끌어왔지만 그래도 이지연, 허대욱 등의 피아노 연주자의 사이드맨 활동이 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나 싶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그래서 이 앨범은 의외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쿠스틱 사운드가 아닌 거친 디스토션이 걸린 기타, 강렬한 색소폰, 펑키한 리듬 섹션으로 어우러진 사운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7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가 추구했던 록적인 질감에 프리 재즈적이기까지 한 즉흥 연주로 이루어진 퓨전 재즈를 연상시킨다. 따라서 대중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은 아니었다. (물론 70년대에는 이런 사운드가 대중적이긴 했다.) 그보다는 음악적 주제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앨범 타이틀이 말하듯 앨범은 혼돈을 중심으로 분노, 그리고 허무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이런 이미지에는 거친 질감의 록적인 사운드가 제격이다. 또한 록적인 질감을 통한 서사의 표현에 연주적 즐거움을 소외시키지 않은 것도 만족스럽다. 오히려 자유로운 즉흥 연주는 앨범의 주제를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자신의 음악적 상상을 구현하는 밴드의 리더와 제작자로서의 홍경섭의 능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앨범과 다른 어쿠스틱 성향의 앨범도 멋지게 제잘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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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연주자 홍경섭은 그 동안 다양한 음악적 관심 속에 여러 프로젝트 밴드를 이끌어왔지만 그래도 이지연, 허대욱 등의 피아노 연주자의 사이드맨 활동이 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나 싶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그래서 이 앨범은 의외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쿠스틱 사운드가 아닌 거친 디스토션이 걸린 기타, 강렬한...Chaos - 홍경섭 (조은뮤직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