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맨틀러는 칼라 블레이와 마이클 맨틀러의 딸이다. 그런데 성은 아버지의 것을 따르고 있지만 그녀의 음악적 삶은 어머니를 따르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실제 이전 그녀가 선보인 앨범들을 보면 그녀가 어머니 칼라 블레이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쉽게 느끼게 된다. 심지어 펑키하게 부풀어진 긴 머리까지 어머니를 닮았다. 5세부터 어머니의 앨범에서 노래를 불렀고 공연을 쫓아다녔으며 음악 활동 외에 어머니와 그 주변 음악인들의 앨범을 제작하는 XtraWATT레이블의 앨범 커버 제작 등을 담당하며 살았으니 그 누구보다도 어머니의 강한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해학적인 느낌이 가미된 사운드까지 닮은 것은 문제다. 그나마 덕 위셀맨(기타, 클라리넷), 가토 히데키(베이스)와 함께 트리오를 이루어 녹음한 이번 14년만의 새 앨범에서는 그것이 좀 줄었다. 특히 작곡 부분에서 자신만의 것을 많이 찾아낸 듯하다. 그럼에도 단순 편성에 마치 집에서 편하게 녹음한 듯한 건조하고 소박한 사운드로 자신을 드러내려 한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칼레 블레이의 그림자가 강한 것은 아쉽다. 특히 ‘My Solo’에서의 피아노 솔로는 어머니의 ‘Reactionary Tango’를 많이 닮았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칼라 블레이를 생각하게 한다. 아직 어머니로부터 독립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일까? 40대 후반의 삶을 살고 있음에도 말이다.
Business Is Bad – Karen Mantler (XtraWATT 2014)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