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이 참 중요한 것이 색소폰 연주자 버드 생크를 나는 그의 1988년도 앨범 <Tomorrow’s Rainbow>를 통해서 알았다. 당시 그의 이미지는 수염 더부룩한 노장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알려졌다시피 그는 웨스트 코스트 시대를 풍미한 스타 연주자였다. 후반기에 라틴 쪽 사운드에 관심을 갖기 전에도 아주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었던. 젊은 조지 클루니를 생각하게 할 정도로 훤칠한 모습의 표지가 멋진 이 앨범이 이를 말한다. 이 앨범에서 그는 클로드 윌리엄스의 피아노를 배경으로 플루트와 색소폰을 오가며 말 그대로 쿨한 연주를 펼친다. 그런데 그의 쿨함은 단지 편하게, 멋지게 연주하는 것과 다르다. 편안하지만 그 편함을 위해 그는 스탠더드 곡을 완전히 자기 만의 것으로 바꿔버린다. ‘All Of You’같은 곡이 대표적. 한편 마지막 곡 ‘Pavane’는 라벨의 클래식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연주한 것인데 원곡의 분위기를 살려 플루트로 연주하다가 다시 경쾌한 스타일로 변화를 주는 것이 독특하다. 어쩌면 그 당시 쿨함이란 단지 편하고 안락한 것이 아니라 그냥 가벼운 것, 새털처럼 부유하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하는 연주다.
Bud Shank Quartet – Bud Shank Quartet (Pacific 1956)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