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자 로벤 포드의 음악은 보통 컨템포러리 재즈로 분류되곤 하지만 사실 그의 음악은 블루스적인 색채가 강하다. 마일스 데이비스, 옐로우자켓 등과의 활동에서 보여주었던 재즈 기타 연주자로서의 모습이 강했기 때문이라 생각되는데 정작 그는 개인 활동에 있어서는 컨템포러리 블루스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법한 음악을 선보여왔다.
2007년 작 <Truth>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이번 스튜디오 앨범은 그의 음악적 개성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앨범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비 메이슨(드럼), 래리 골딩즈(오르간), 데이비드 필치(베이스), 스티브 벡스터(트롬본)등과 함께 한 이번 앨범에서 기타 연주자는 자신의 기본을 살피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현재를 편안하게 드러낸다. ‘Birds Nest Bound’, ‘Slick Capers Blues’, ‘Trick Bag’ 등의 블루스 고전들을 연주하고 노래한 것이 좋은 예이다. 이 곡들을 그는 블루스를 가득 담아 연주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나아가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곡으로 ‘Everything I Do Gonna Be Funk’를 선택한 것도 고전적인 감각과 현대적인 매력을 공존시키려 했기 때문이리라.
한편 밥 딜런의 ‘Most Likely You Can Go Your Way And I’ll Go Mine’이나 가스펠의 명곡 ‘On That Morning’, 자신의 아내 앤 캐리 포드와 블루아이드 소울 보컬 마이클 맥도널드가 함께 만든 ‘Traveler’s Waltz’ 같은 곡은 블루스와 거리를 두는 감상자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On That Morning’을 제외하고 전 곡을 노래했다. 사실 그의 노래는 블루스하면 떠오르는 걸쭉함과는 거리가 있다. 기교적으로도 화려하지도 않다. 그런데 이러한 단순함이 심심함보다는 담백함으로, 세련됨으로 다가온다. 이 앨범이 현대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데에는 그의 보컬 때문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