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의 색소폰 연주자 존 셔먼의 이번 앨범은 그의 음악적 성향을 볼 때 다소 의외성을 띈다. 그런데 그 의외성이란 것이 뭔가 색다른 것을 시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전통적인 편성과 그 사운드로 돌아간 데 기인한다는 것이 특이하다. 사실 존 셔먼은 그동안 편성과 연주 모두에 있어 자유즉흥 연주와 기보 중심의 클래식적인 색채가 강한 음악을 오가는 한편 편성에 있어서도 듀오부터 실내악 앙상블과의 협연 등 다채로운 시도를 해왔다. 이런 그가 이번 앨범에서는 존 애버크롬비(기타)-드류 그레스(베이스)-잭 드조넷(드럼)과 함께 퀄텟 편성으로 연주를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연주들은 음악 외적인 화두보다는 연주자체의 즐거움 그리고 존 애버크롬비(기타) 등 함께 한 연주자들과의 대화에 집중하는 면을 보인다. 그러므로 그동안 우리가 만날 수 있었던 존 셔먼의 앨범들 가운데 가장 온건하고 부담 없는 연주를 들려준다 하겠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쉬어가는 듯한 앨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익숙하디 익숙한 상투를 남발한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느낌의 기타, 건조한 울림을 만들어 내는 베이스, 차분한 드럼, 그리고 차분한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그의 색소폰이 만들어 내는 고즈넉한 공간감은 그 자체로 일품이다. 그래서 포근한 멜랑콜리와 긴장이 겹쳐진 이 앨범 또한 존 셔먼의 새로운 시도, 즉 끊임없이 떠오르는 색다른 표현욕구를 절제하며 기본에 충실 하려는 그의 시도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Brewster’s Rooster – John Surman (E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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