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크리스 바이어스의 재즈는 과거를 현재와 새로이 결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첨단의 느낌으로 등장하는 요즈음의 연주자들에 비해 다소 평범한 느낌을 받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는 스티플체이스 레이블에서 앨범을 녹음하면서부터 50년대를 풍미했던 색소폰 연주자 지지 그라이스의 음악에 강한 애정을 보이고 있기에 과거지향적 느낌이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칫 수수하게 보일 수 있는 사운드의 이면은 무척이나 정교하고 섬세하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지지 그라이스를 작곡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의 음악을 구조화, 공간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 결과 피아노 없는 쿼텟 편성을 기본으로 녹음된 곡들은 50년대의 분위기를 띄면서도 악기들의 정교한 배치와 구성에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특히 20여분에 이르는 타이틀 곡은 학구적인 입장에서 과거를 바라보고 현재에 새로이 접목시키려는 그의 의지를 엿보게 한다.
Bop-Ography – Chris Byars (Steeple Chase 2010)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