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연주자 브라이언 린치가 이끄는 아프로 쿠반 재즈 오케스트라의 이번 앨범의 주제는 상당히 뜻밖이다. 빌리 할리데이의 음악을 아프로 쿠반 스타일로 연주하겠다니. 빌리 할리데이의 삶이 매우 불행했었고 그것이 그녀의 노래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감상자마저 괴롭게 했음을 생각하면 화려하고 낙관적인 쿠반 스타일의 사운드는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화려한 브라스 섹션의 작렬보다는 솔로 연주가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템포와 리듬을 화려하게 가져가지 않는 것으로 빌리 할리데이를 그려내려 했는지 몰라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슬픈 디바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 ‘I’m A Fool To Want You’만 해도 실연의 아픔보다는‘아름다운 밤’이라고 속삭이는 연인들이 먼저 떠오른다. 따라서 빌리 할리데이와 상관 없이 낭만적 쿠반 재즈 앨범으로 감상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Bolero Nights for Billie Holiday – Brian Lynch Afro Cuban Jazz Orchestra (Venus 2009)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