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연주자들은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톤을 갖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반복한다. 그렇다면 보컬은 어떨까? 보컬들의 경우는 천부적으로 타고 난 목소리보다는 창법에 더 공을 들여 자신만의 길을 찾지 않나 생각된다. 적어도 니키 패럿에게는 그런 것 같다. 베이스 연주자로 활동을 시작해 노래까지 하게 된 독특한 이력을 지닌 그녀는 이번 세 번째 보컬 앨범에서 드디어 자신의 매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감을 잡은 것 같다. 물론 그녀의 이전 앨범 <Moon River>나 <Fly Me To The Moon>에서 그녀의 노래가 별로였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전 두 앨범이 베이스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보컬의 특이함에 의지하거나 반대로 스탠더드 곡들을 부드럽고 달콤하게 노래하는 평범함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호소가 아닌 사로잡음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것은 ‘Dark Eyes’, ‘Black Coffee’ 등 앨범 초반부를 장식한 곡들에서 잘 느낄 수 있다. 이들 곡에서 그녀는 나긋나긋하면서도 관능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한편 앨범에는 해리 알렌(색소폰), 존 디 마티노(피아노), 폴 마이어스(기타) 등의 연주자가 참여했다. 그 가운데 폴 마이어스의 기타가 중심에 섰을 때 그녀의 매력이 더욱 강화되는 것 같다. 따라서 그렇게 녹음된 앨범의 전반부가 후반부에 비해 훨씬 더 느낌이 좋다. 아무튼 앨범마다 변화를 주는 과정의 하나일 수도 있지만 창법만큼은 이번 앨범의 예를 따른다면 앞으로 더 많은 호응을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Black Coffee – Nicki Parrott (Venus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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