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렌느 페루의 지난 2006년도 앨범 <Half The Perfect World>는 너무나도 목소리가 유사하기 때문에 늘 비교의 대상이 되었던 빌리 할리데이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었다. 다행히 이 시도는 성공을 거두어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한 성공은 재즈, 블루스적인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외적으로 포크적 질감을 받아들였기에 가능했다. 이것은 이번 새 앨범에서도 더 심화된 방식으로 다시 한번 드러난다. 지난 앨범에 비해 이번 앨범은 편성을 기타 중심으로 보다 더 단출하게 가져갔으며 화려한 게스트도 없다. 또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앨범 전체를 자신이 쓴 곡들로만 채웠다. 그래서 보다 더 차분하게 정돈된 소박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 앨범의 진정한 매력, 빌리 할리데이와 그녀를 진정 다르게 보게 만드는 요인은 앨범의 정서에 있다. 이 앨범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삶의 철학(Bare Bones)을 드러낸다. 그것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물론 ‘Love & Treachery’처럼 상당히 어두운 느낌의 곡도 있다. 그러나 그 곡에서조차 그녀는 우리의 삶을 폭 넓게 바라보듯 노래함으로써 지친 감상자들의 가슴을 위로하려 한다. 이처럼 희망과 낙관을 노래함으로써 이제 그녀는 자신의 아픈 삶을 그대로 노래했던 빌리 할리데이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이번 앨범은 마들렌느 페루 본인에게도 ‘Bare Bones’인 셈이다.
Bare Bones – Madeleine Peyroux (Rounde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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