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피아노 연주자들에겐 죄송한 말이지만 현재 한국 재즈 피아노는 여성 연주자들이 보다 더 뚜렷한 자기 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에 우리에게 첫 선을 보이는 우미진도 그렇다. 미국 연주자들과 쿼텟을 이루어 녹음한 이 첫 앨범에서 그녀는 여성적인 차분함, 섬세함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남성적이다 싶을 정도의 구조적인-건축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반면 모든 것들이 침착함 속에서 안정적으로 잘 배치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연주의 자유도는 상당히 높다. 작곡 자체도 이를 고려한 듯 신선한 음들의 조합이 돋보인다. 이것은 그녀가 연주자와 밴드의 리더로서 확고한 자기 세계를 지녔으며 이것을 침착하게 현실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 가운데 쿼텟의 자유로운 조화가 매력적인 첫 곡 ‘Kandinsky Tells Something’은 이 피아노 연주자가 앞으로 우리를 계속 놀라게 할 것임을 확신하게 만든다.
Azure Walk – 우미진 (Four Hands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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