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 재즈 오케스트라의 새 앨범이다. 지난 해 ‘재즈의 승리’상 연주부분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보컬 앨범이다. 소프트 머신, 매칭 몰 등의 그룹 활동을 비롯하여 솔로로서도 많은 활동을 한 로버트 와이엇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로버트 와이엇 본인을 비롯하여 야엘 나임, 로키아 트라오레, 이렌느 야곱 등의 보컬이 로버트 와이엇이 만든 곡들을 노래하고 있다. 이 경우 실력을 인정 받은 한 연주자가 새로운 연주자들을 데리고 자신의 음악적인 프로젝트 하나를 실현한다는 오케스트라의 원래 취지에 어긋나는 셈이 된다. 아무리 이번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은 다니엘 이브넥이 보컬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앨범의 제작 과정을 보면 이런 위험을 합리적으로 비켜갔음이 발견된다. 먼저 보컬 트랙을 녹음하고 이를 기반으로 파트릭 아르테로가 10인조 밴드를 위한 편곡을 한 것이다. 그렇기에 빅 밴드적인 울림, 진행이 유지될 수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 자꾸 보컬에 집중하게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신선한 감상을 제공한 앨범이었다.
아! 앨범 표지는 마크 도마쥬라는 작가의 2003년도 작품 ‘Inversion de Pesanteur’가 사용되었다. ‘무게의 역전’ 정도로 해석 가능하지 않나 싶은데 발상의 전환을 한 앨범의 취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일본어 해설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