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나는 이 앨범 타이틀이 고대 천사 비슷한 무엇을 의미할 줄 알았다. Archangel! 하지만 타이틀은 러시아 모스크바 남쪽의 한 도시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도시를 방문하면서 아마 음악적 영감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영감이란 것이 상당히 멜랑콜리했던 듯하다. 기본적으로 감상적인 부분이 에릭 트뤼파즈의 음악에 없었던 것이 아니지만 이 앨범은 우울과 고독이 극명하게 앞으로 드러난다. 그러다 보니 일렉트로 사운드를 재즈와 결합시킨, 그러면서도 마일스 데이비스 안에 머무는 그의 음악적 특징도 살짝 변형되었다. 그런 면들이 있지만 좀 순화되었고 그 대신 팝-특히 샹송-적인 면이 가미되었다. 에릭 트뤼파즈의 트럼펫 또한 아르베 헨릭센에 가까울 정도로 더 건조해졌다. 한편 팝적인 면은 평이한 편곡과 함께 보컬의 참여로 더욱 강화되었다. 종종 그의 앨범에 등장하는 래퍼 Nya외에 영국의 보컬 에드 하르커트(Ed Harcourt)그리고 프랑스의 크리스토프라는 보컬이 참여했는데 영국 보컬이 참여한 곡들은 재즈적인 맛보다는 프로그레시브 록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프랑스 보컬이 참여한 곡들 또한 재즈와 거리가 있는 프렌치 팝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것은 그나마 정서적으로 기존 사운드에 잘 어울린다. 그런데 나는 왜 러시아 도시를 앨범 타이틀로 했으면서도 이리 러시아와 거리가 있는 사운드, 음악 이미지를 보여주는지 이해하질 못하겠다. 멜랑콜리를 평소의 그대로만 밀고 나갔더라면 어땠을까? 하지만 이전까지 그의 음악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받은 감상자라면 이 앨범의 달착지근함이 맘에 들지도 모른다.
처음에 나는 이 앨범 타이틀이 고대 천사 비슷한 무엇을 의미할 줄 알았다. Archangel! 하지만 타이틀은 러시아 모스크바 남쪽의 한 도시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도시를 방문하면서 아마 음악적 영감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영감이란 것이 상당히 멜랑콜리했던 듯하다. 기본적으로 감상적인 부분이 에릭 트뤼파즈의 음악에 없었던...Arkhangelsk - Erik Truffaz (Blue Note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