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레븐시스는 여진의 앨범 <Gray>(Audioguy 2006)에서 인상적인 작곡과 기타 연주를 들려주었던 송용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송용창은 평소 펑키 보컬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이 앨범이 그 바람의 실현이라 하겠는데 그런데 그 방향이 살짝 모호하다. 리듬은 펑키하지만 전체 사운드가 주는 느낌이 그다지 흥겹지 않다. 이것은 편곡이나 연주의 문제가 아니다. 멜로디를 이루는 작곡의 문제다. 즉, 애시드 펑키 재즈의 매력을 살리기에 각 곡들의 멜로디들이 그리 귀에 쏙 들어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전 여진의 앨범에서처럼 은밀한 분위기를 살리면 더 좋을 듯한 멜로디들이다. 앨범 초반의 흥겨움이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잃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후반부의 사운드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특히 “당신이 꿈꾸던 세상이 가까이 있어요”는 송용창의 멜로디가 지닌 매력을 잘 대변하는 곡이다.
Another Space – Elevenses (Good 2007)
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