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아나 포르트의 ECM 레이블에서의 두 번째 앨범이다. 그녀는 많은 연주자들이 그렇겠지만 ECM에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을 오랜 시간 소원했었다 한다. 그 꿈을 이룬 것이 지난 앨범 <A Long Story>였다. 따라서 그녀는 흔히 ECM의 피아니즘이라는 것을 동경하고 또 이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음악화하려 해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이 본격적으로 트리오 편성으로 녹음한 이번 앨범에서 잘 드러난다. 특히 이번 앨범은 프로젝트적 성격이 강했던 지난 앨범과 달리 그녀의 워킹 밴드와 함께 했기 때문인지 트리오의 호흡이 더욱 유기적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더 역동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그녀의 매력은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아닐까 싶다. 세기가 아닌 부드럽게 음들을 이어가는 연주. ‘Clouds Moving’이 그 대표적인 곡이다. 또한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좋다. 특히‘En If’의 처연한 멜로디는 그녀가 ECM의 또 다른 인기 연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음을 예상하게 한다. 한편 ‘트리오의 즉흥적성으로 긴장을 지속시키는 Nu’같은 곡을 보면 그녀가 단순히 말랑말랑함만을 지향하지는 않을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그녀를 ECM 레이블에 소개하고 자리잡게 도와준 폴 모시앙의 영향인 듯싶다. 앨범의 처음과 끝에 배치된, 공간과 섬세한 뉘앙스, 떨림이 인상주의적 풍경을 제시하며 흐르는 ‘Paul Motian’이 이를 말한다.
And If – Anat Fort (E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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