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 넬슨은 컨트리와 포크를 노래하는 보컬이다. 나이 지긋한 팝 애호가라면 아마 그가 노래한 ‘Always On My Mind’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그가 스탠더드 재즈 곡들을 노래한다. 이것은 지난해 윈튼 마샬리스와 함께 녹음했던 <Two Men With The Blues>의 성공에 기인하지 않나 싶다. 이 앨범을 통해 그는 평소 블루스를 좋아했음을 드러냈던 것이다. 게다가 그가 스탠더드 재즈 곡들을 노래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1978년에 <Stardust> 앨범을 통해 재즈의 고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의 노래들이 재즈보다는 컨트리 포크적인 감성이 강했다면 다이아나 크롤과 노라 존스까지 부른 이번 앨범은 재즈의 순도가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윌리 넬슨이 앞으로도 계속 재즈를 노래할 것인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재즈 밴드와 함께 하고 있지만 그의 노래는 컨트리 포크 시절의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70대 중반의 넉넉함이 컨트리와 재즈의 간격을 메울 뿐이다. 또한 윌리 넬슨 본인도 꼭 재즈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노래한 것 같지 않다. 지난 세기말에 조지 마이클, 브라이언 페리, 마이클 볼튼, 로드 스튜어트 등의 팝 가수들이 재즈 스탠더드 곡들로 채워진 앨범을 녹음한 것처럼 재즈 이전에 미국의 팝 역사 가운데 재즈가 팝음악 자체였던 시기를 회상하는 의미로 노래했다고 생각된다. 앨범 타이틀이 ‘American Classic’인 것도 이 때문이다.
American Classic – Willie Nelson (Blue Note 2009)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