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팝계의 슈퍼스타이자 국제적으로 잘 알려져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에로스 라마조티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다. 그는 1984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이탈리아 칸소네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그 안에 롹적인 요소를 결합한 음악을 선보여왔다. 이것은 그와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있는 안델리오 코를리아티(작사), 클라우디오 귀데티(작곡)의 여전한 지원 속에 만들어진 이번 열한 번째 앨범에서도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기타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통해 거친 맛을 부드럽게 중화시킨 사운드, 살짝 쥐어 짜는 듯한 느낌의 보컬, 이탈리아적 정서를 담은 멜로디가 어우러진 이번 앨범을 듣다 보면 20년 이상 활동하면서 완숙해진 에로스 라마조티와 46세의 나이와 상관없이 음악적으로는 여전히 청춘을 살고 있는 에로스 라마조티를 함께 보여준다. 앨범 타이틀이 ‘날개와 뿌리’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리라. 한편 첫 싱글로 발매된 ‘Parla Con Me’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얻을만하다고 생각된다. 그 밖에 ‘Appunti E Note’, ‘Nessuno Escluso’등의 곡들도 다시 한번 그의 존재를 알리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탈리아어는 우리 감상자들에겐 다소 낯선 언어다. 그러나 에로스 라마조티의 이번 앨범은 그 사운드만으로 이탈리안 팝 애호가들을 넘어 성인 취향의 롹 애호가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