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지는 색소폰 연주자 조지 가존을 중심으로 베이스 연주자 리차드 애플먼, 드럼 연주자 밥 귈로티로 구성된 트리오로 1971년에 결성되었다. 이후 1985년 베이스 연주자가 존 록우드로 교체된 것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역사를 지속해 오고 있다. 보스톤의 버클리 음대 출신들로 이루어진 것에 걸맞게 트리오는 보스톤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세계로 그 영역을 넓혔다. 이 앨범은 트리오의 결성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보스톤 음악원에서 가졌던 공연을 담고 있다.
연주자들의 이합집산이 많은 재즈계에서 40년간 꾸준히 활동-한 차례 멤버의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다. 그것도 아방가르드, 프리 재즈적 성향이 강한 음악을 펼치면서 말이다. 하지만 정작 40여년간 트리오가 녹음한 앨범은 그리 많지 않다. 멤버 개개인이 활발한 솔로 활동을 하다가 적당한 때가 되면 다시 모이는 방식으로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앨범도 8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앨범이다. 그래서 트리오의 새 앨범을 기대한 프리 재즈 및 아방가르드 재즈 애호가들에게는 무척 반갑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은데 음악 또한 매우 만족스럽다. 존 콜트레인의 유산을 바탕으로 자유롭고 뜨거운 연주를 이어가는데 그 탄탄한 흐름에서 록 그룹 이상의 열기가 느껴진다. 다소 추상적이고 어지러울 수 있는 연주임에도 감상자를 열광하게 한다. 바로 이것이 40년의 역사가 만들어낸 아우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