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의 유작 앨범이 지난 2008년의 <Leucocyte>였으니 이 앨범은 뭐라 불러야 할까? 사실 난 과연 에스뵤른 스벤슨이 살아 있었다면 이 앨범의 발매를 허락했을지 의문이다. (나머지 두 멤버가 살아 있긴 하지만) 하긴 살아 있었다면 이 앨범 발매 자체를 고려할 필요가 없었으리라. 이 앨범은 마지막 앨범 녹음 당시 301 스튜디오에서 함께 녹음되었으나 버려진 곡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앨범에 선택되지 못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곡들이 앨범으로 발매된 데에는 그만큼 EST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리라.
아무튼 앨범에 담긴 연주는 예의 EST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선 반갑다. 하지만 곡들이 다소 편차를 보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늘 새로운 면을 생각했던 트리오를 고려한다면 여기 담긴 곡들은 그와는 다른 과거지향적인 성격이 강하다. 발매 자체가 그런 방향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분명 Inner City, City Lights같은 곡에서 탄성을 지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게 아닐 지도 모르는데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뭐. 그래도 E.S.T의 스튜디오 녹음을 정리한다는 점에서는 투덜거릴 이유가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