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은 윤하, 김동률, 김범수, 김진호 등의 가요 앨범과 공연 세션, 클래식 연주 그리고 펑키 재즈 밴드 JSFA를 비롯한 재즈 쪽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 기타 연주자이다. 이 앨범은 그의 첫 앨범으로 직접 작사, 작곡하고 기타 연주는 물론 노래까지 소화한 곡들을 담고 있다. 앨범에서 그는 덧없는 하루에 대한 가벼운 소회(所懷)를 담은 ‘어떤 하루’부터 실연 후의 안타까움을 담은 ‘다시’ 등을 통해 아주 극적이지는 않지만 그만큼 우리네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나간다. 사운드 또한 큰 과장 없이 담백하다. 공간을 억지로 채우려 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아련한 느낌을 준다. 특히 기타 연주자답게 중간중간 넣은 솔로 연주 또한 앨범 감상을 여유롭게 만든다. 그 가운데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 감각이 돋보이는 ‘다시’와 나일론 기타 위로 애잔한 사랑의 마음을 노래한 ‘The Door’가 마음에 와 닿는다.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오래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편함을 줄 수 있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