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소설이다. 장 지오노는 프랑스의 3대 문인 가운데 한 명이라 칭송 받았던 작가다.
그 가운데 이 소설은 폴란드의 풍차라 불리는 영지를 소유한 한 가문의 5대에 걸친 몰락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 몰락은 인간적 탐욕이나 배신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종의 저주와도 같은 숙명에 의한 것이다. 처음에는 재수 없게 한 집안에 일어날 수 있는 죽음이 다른 가족의 죽음으로 이어져 어두운 의미를 생산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후대에 하나의 강박으로 이어져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게 되며, 그럼에도 그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어찌 보면 참으로 가혹한 소설이다. 그리고 결말이라도 어떤 극복의 실마리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다. 물론 이러한 숙명에 저항하고 극복하려는 인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가문의 주변인이거나 결혼을 통해 들어온 새 식구들이다. 그러나 이들조차 숙명을 이기지 못한다. 해설에서는 ‘운명에 맞서는 영웅’의 이야기로 설명하지만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는 못하겠다. 이 두 사람이 소설의 전 후반부에서 가장 주체적인 인물로 묘사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도 결국은 불행한 죽음이라는 운명에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가?
저자는 왜 이런 이야기를 생각했을까? 소설을 쓸 어떤 비극적인 상황을 살고 있었던 것일까? 모르겠다. 어쩌면 저자는 인간은 자연이 주는 운명을 이유 불문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초기의 자연(환경)적인 문학관이 이런 식으로 변화된 것이 아닐까? 분명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면 이런 내용과 결말은 좀 답답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하면 인간은 한계가 있으니 겸손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설령 이기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싸우는 인간이 아니라 무기력하게 숙명에 당하는 인물들이 나온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