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때문에 다양한 국가의 작가들의 소설을 읽을 수 있어 좋다. 후안 룰포는 멕시코 작가다. 그리고 소설 <빼드로 빠라모>는 1955년에 발표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런데 멕시코 문학도 중남미 문학에 속하기 때문일까? 사실 한 국가의 문학을 인접국가의 문학과 묶어서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이자 폭력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환상적 성격을 보면 중남미 문학의 환상성을 생각하게 된다.
사실 소설의 내용은 그렇게 복잡미묘하지 않다. 그러나 서술 방식이 상당히 환상적이다. 모르는 사이 화자가 바뀌고 또 그 화자의 생사가 바뀌는 식의 서술이니 말이다. 그래서 이야기만 따라가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 길을 잃기 쉽다. 소설을 제대로 읽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며 확실히 따라왔다고 하는 소설의 내용에 대한 확신마저 흔들리게 된다.
그래서 멕시코의 황폐한 농촌 풍경과 인간상을 그리는 내용만큼이나 선자와 죽은 자가 교차하는 소설 속 세계와 그에 대한 환상적 묘사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170여쪽밖에 안된 분량이지만 시간을 두고 조금씩 차분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