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논 평전 – 신현준 (리더스하우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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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은 존 레논이 태어난 지 70해, 사망한지 30해가 되는 해였다. 그래서 <Nowhere Boy>같은 영화도 만들어지는 등 해외에서는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한국에서 존 레논은 추억의 가수 정도로 머무르는 것 같다. 하긴 팝, 록 자체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으니…..그런 중에 만나게 된 이 존 레논 평전은 한국인 필자가 쓴 책이라는 것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전기와 평전이 아무리 다르다지만 이런 류의 글은 직접 대상인물을 만나거나 그 주변을 탐방하여 얻어낸 자료를 토대로 써야 한다. 그러나 미국, 영국에서 동떨어진 한국에서 어디 이게 쉬운 일이랴? 결국 기존에 나온 자료를 중심으로 2차 저작을 하는 수 밖에 없다. 특히 세상에 알려지기 전 대상 인물의 유년 시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 조사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여러 책들을 통해 대상 인물을 파악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불완전하기 쉬운데 그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존 레논의 인간적 일면을 파악하고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다만 참고 서적 외에는 본문에서 언급되는 인용 등의 출처 언급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이것은 그만큼 저자가 책을 쓰기 위해 존 레논을 듣고 읽은 것이 아니라 고인의 음악을 좋아했기에 평소 다양한 경로로 그의 음악과 삶에 대한 글을 접한 것을 토대로 했음을, 그러니까 정말 좋아서 쓴 글임을 생각하게 해준다.

책을 통해 저자는 존 레논이 단순한 음악인을 넘어 사회 변혁에 앞장섰던 개성적인 인물임을 드러낸다. 그것을 사망 무렵까지 몇 년 단위로 나누어 존 레논의 거취를 따라가는 것을 통해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유년 시절의 언급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비틀즈 이후의 존 레논의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음악이 아니라 삶의 시기를 기준으로 서술이 진행되기에 만약 이 책을 통해 존 레논의 음악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의 음반 이력을 따로 살피는 수고가 필요할 듯 싶다.

한편 비틀즈의 멤버였던 만큼 이 책은 비틀즈의 인기와 해체, 폴 매카트니와의 불편한 우정 등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바가 많다. 물론 여기에는 존 레논이 주인공인 만큼 폴 매카트니나 다른 비틀즈의 멤버들의 입장에서 서술된 책을 읽고 비교해야 할 필요는 있다. 그래도 비틀즈가 존 레논이 오노 요코에 빠지면서 폴 매카트니가 비틀즈의 중심 역할을 강하게 하는 과정에서 해체되었다는 사실은 맞는 이야기이다. 꼭 누구 때문이 아니라 그런 상황이 해체로 이끌었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며 누구는 인기 로커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참여를 했던 존 레논의 모습에 경외감을 표현할 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가 록의 반항정신을 상업적인 측면으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록의 반항정신이 자본주의의 틀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됨을 인식하고 이에 비판적 자세를 보였다는 것에는 찬탄하고 존경할만하다. 그러나 나는 그가 사회를 변화하려는 마음을 가졌던 그 근본 동기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렇다 보니 그의 사회 참여활동이 시기마다 오락가락하는 것 같아 그 또한 공감을 다 하지 못하겠다.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활동했던 것은 아닌가 싶을 뿐이다. (밥 딜런이 자아를 찾아 전전에서 물러났던 것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다만 높이 평가할 것은 결국 그의 음악이 남긴 영향력이 아닐까 싶다. 즉, Imagine, Give peace a chance같은 곡이 발표 당시 사회에 끼친 영향력보다 그 이후 지금까지 조용히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즉, 사회 참여도 중요했지만 결국 그는 음악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사족으로 나는 폴 매카트니의 음악을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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