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도 여성이 더 많지만 유난히 한국에서는 남성 재즈 보컬이 귀하다. 거의 전무하다 싶은데 그런 중에 남성 재즈 보컬 Q-Han의 등장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는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재즈와 노래에 대한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재즈 보컬의 삶으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국내외에서 수학하고 이번에 첫 앨범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의 목소리는 흔히 남성 재즈 보컬하면 기대하게 되는 중저음의 크루너와는 거리가 있다. 남성적인 중후함보다는 담백함, 부드러움이 매력인 음색이다. 그래서 재즈와 재즈 보컬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전형을 존중하는 감상자들은 그의 노래가 다소 낯설거나 가요 같다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실제 그가 작사, 작곡한 곡들은 가요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 가볍고 산뜻한 분위기가 재즈 밖에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말 가사를 사용해서 그런 느낌이 들지 않나 싶다. 오히려 그의 부드러운 음색과 우리말 가사는 자작곡이 주는 낯섦을 상쇄하고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장점이 된다고 본다.
한편 스탠더드 곡 ‘But Not For Me’과 함께 ‘서울로 가는 길’, ‘칠갑산’ 등의 가요를 편곡, 노래한 것에서는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정서를 음악에 담아내려는 Q-Han의 의지가 보인다. 한편 김가온(피아노), 김영후(베이스), 한웅원(드럼), 김지석(색소폰), 오정수(기타) 등 한국 재즈의 새로운 얼굴들의 연주를 듣는 것도 앨범의 재미로 작용한다.
